中, 외국 화물까지 격리…글로벌 무역망 마비 우려

입력 2020-03-19 17:48   수정 2020-03-20 01:24

중국 정부가 해외에서 입국하는 사람에 이어 해외에서 들어오는 화물에 대해서도 격리 조치에 나섰다. 이로 인해 무역용 선박과 컨테이너 이동이 경색되면서 곡물, 목재, 향신료 등 각 분야 글로벌 무역망이 줄줄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동부 푸젠성의 성도 푸저우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무역용 선박의 입항을 제한하기로 했다.

푸저우항 관리당국은 한국과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싱가포르, 이란 등 9개국에서 온 선박에 대해 14일간 의무 검역을 하기로 했다. 푸저우항 관계자는 “각국에서 화물이 출발한 시점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 무역이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까지 항해하는 데는 1주일도 안 걸리는 만큼 남은 기간은 해상에 격리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운송 기간이 오래 걸리는 미국이나 유럽발 화물선도 피해를 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에서 바로 중국으로 가는 경우보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중간 기착지를 들르는 사례가 많아서다. 미국에서 출발한 지 14일이 지났더라도 싱가포르를 경유했다면 그 시점부터 다시 14일간 푸저우항에 입항할 수 없다.

세계 무역망에도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푸저우항이 화물선을 묶어두면 그만큼 각 무역 주체가 컨테이너와 선박 등을 운용할 여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세계해운협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푸저우항은 세계에서 47번째로 무역량이 많은 항구다. 세계 해운업계에선 광저우, 상하이, 톈진 등 중국의 다른 주요 화물 항구도 비슷한 조치를 시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역유입 환자가 급증하자 중국 베이징시는 20일부터 자국 항공사의 국제선을 톈진 등 인근 도시에 착륙하도록 한 뒤 방역 절차를 밟는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탑승객은 검역 절차를 거친 뒤 증상이 없는 경우에만 베이징에 들어올 수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는 34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모두 해외에서 들어온 역유입 사례로 확인됐다. 베이징에서 21명을 비롯해 광둥성 9명, 상하이 2명, 헤이룽장성 1명, 저장성에서 1명이 나왔다.

한편 홍콩 정부는 코로나19 역유입을 막기 위해 19일부터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간 자가격리 및 의료 관찰을 시행한 데 이어 ‘전자팔찌’까지 동원했다. CNBC 등에 따르면 홍콩에 들어오는 사람은 입국 전 기내에서 전자팔찌 착용에 동의하는 양식을 작성해야 한다. 전자팔찌는 스마트폰 앱과 연결돼 격리된 사람들이 실제 집에 머물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전자팔찌를 찬 사람이 자가격리를 지키지 않거나 위치를 허위로 보고하면 6개월의 징역형이나 5000홍콩달러(약 80만원) 벌금형에 처해진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선한결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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